아카이빙네트워크 연구원 > 구술아카이빙 | 중봉조헌아카이브

무자년(1588년) 1월


戊子正月。前縣監趙憲上疏。論及盧守愼鄭惟吉柳㙉李山海權克禮金應男。黨比病國云云。且論朴淳鄭澈之賢。見棄遐荒。宜速宣召。又論宋翼弼徐起等。俱有將帥之才云云。備忘記曰。今見趙憲之疏。乃人妖也。天之譴告之深。不勝兢惕。豈非寡昧於賢相名卿。平日不能待以至誠。委任不專。有以致此耶。又不勝慘惡。疏不可不卞。而此疏不忍下。一下所損甚多。予寧受過已。焚之矣。願史官大書予過。以戒後世足矣。司憲啓請趙憲削去仕版。答曰。但當置之而已。不足與較也。弘文館上箚。請罪趙憲。答曰。予雖不敏。固非一憲所動。渠亦豈可必可其說之得行乎。祇其心術有有政欲傳其疏辭也。予焚其疏。乃焚其心也。若以焚疏爲非。則予當甘受其責。後當爲戒。若縷縷相與之對卞。則恐反爲朝廷之羞。徒傷大體。甚非予所喜也。當更加留念。京江上至廣陵津。水色黃濁如血數日。

 

무자년(1588년) 1월. 전 현감 조헌(趙憲)이 소를 올려 노수신(盧守愼)ㆍ정유길(鄭惟吉)ㆍ유전(柳㙉)ㆍ이산해(李山海)ㆍ권극례(權克禮)ㆍ김응남(金應男)이 붕당을 만들어 국가를 병들게 했다고 말하고, 또 박순(朴淳)ㆍ정철(鄭澈) 같은 어진 이가 먼 곳으로 내쫓겼으니 마땅히 속히 부를 것을 논하고 또 송익필(宋翼弼)ㆍ서기(徐起) 등은 모두 장수의 재주가 있다고 논하니, 비망기(備忘記)에 이르기를, “지금 조헌의 소를 보니, 이는 사람 중의 요물이로다. 하늘이 꾸짖고 훈계함이 심하니 경계하고 두려움을 견디지 못하겠노라. 어찌 덕이 적고 어두운 내가 어진 정승과 훌륭한 재상을 알아보지 못하고 평일에 지성으로 대접하지 못하고 일 맡기기를 전적으로 하지 못해서 이런 일이 있게 한 것일까. 또 비참하고 흉악함을 견디지 못하겠도다. 상소는 변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나, 이 상소는 차마 내려보내지 못하겠다. 이 소가 한 번 내려지면 손해나는 것이 몹시 많을 터이니 내 차라리 허물을 받더라도 태워 버리겠다. 원컨대, 사관(史官)은 크게 내 허물을 써서 후세에 경계하라.”하다. 사헌부(司憲府)에서 조헌을 사판(仕版)에서 깎아 없애 버리기를 청하니, 답하기를, “그대로 두고 다툴 바가 못 된다.”하다. 홍문관(弘文館)에서 차자(箚子)를 올려 조헌을 죄주기를 청하니, 답하기를, “내 비록 민첩하지 못하나 진실로 일개 조헌에게 흔들릴 사람은 아니며, 그 역시 어찌 그 말이 시행되리라고 기필하겠는가. 다만 그 마음에 사람을 뽑을 때 그 소를 전하려던 것인데 내가 그 소를 불살랐으니 이는 그 마음을 불사른 것이다. 만일 소를 불사른 것을 그르다고 한다면 내 마땅히 달게 그 책망을 받고 뒤에 마땅히 경계를 삼을 것이나, 만일 여러 가지로 서로 대조해서 변론한다면 이것은 도리어 조정의 부끄러움이 되어 한갓 대체(大體)를 상하게 될 것이니 심히 내가 기뻐하는 바가 아니다. 마땅히 다시 생각해 보리라.”하다. 서울 강물이 광릉(廣陵) 나루에까지 차서 며칠 동안 물빛이 핏빛처럼 흐리다.

 

출처 : 『大東野乘』 時政非